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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운동회에 다녀와서

by 멋진 아줌마 2024.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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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하늘은 맑고 기온도 적당했다. 운동회 하기에 딱 좋은 그런 날이었다. 

 

요즘 초등학교 운동회에 가보면 엄마, 아빠 모두 참석하여 아이들을 응원하고 지켜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은 어느 학교 행사에 가도 아빠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운동회를 포함한 초등학교 행사에 행사 전문 사회자와 staff들이 행사를 이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행사가 재미도 있다. 사회자의 입담과 진행도우미들이 있으니 선생님들도 부담이 덜 할 것 같다. 이분들 덕분에 운동회가 지루하지 않고 진짜 무슨 행사장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요즘 대세 노래들을 적재적소에 잘 틀어주며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건 물론이다. 

 

요즘 아이들은 나때에 비하면 수줍음도 덜 한 것 같다. 여기서 나때 말하면 안되는데... 앞에 나와서 춤출 사람 나오라고 하니 30~40명은 족히 앞으로 달려 나간다. 그리고 틀어주는 반주(노래는 시작도 안 했다)에 다 같이 미리 준비한 것처럼 군무를 춘다. 나는 반주도 못 알아듣는 노래다. 그런데 아이들은 반주만 듣고 똑같은 동작을 취한다. 정말 놀라웠다.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난 그런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초5인 아들은 이동할 때마다 나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수줍게 손을 흔든다. 서서 2시간 넘게 운동회를 관전하고 나니 서서히 기력이 쇠해졌다. 아들의 순서는 모두 끝났고 이제 단체 경기만 남았다. 난 아들에게 엄마 이제 가겠노라고 했다. 마치 기다렸단 듯이 알았으니 얼른 가란다. 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학교를 빠져나와 남편과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나중에 아들이 집에 와서 말했다. 엄마가 가고나서부터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고. 아들은 내가 학교에 온 것이 기쁘기도 했으나 엄마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거란 생각에 맘 편히(?) 놀지 못 한 것 같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이에게도 자신만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몰랐으면 하는 자신만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나는 아이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고 싶다. 내년에는 운동회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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