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운 것은 예상했으나 가족들과 함께 북악팔각정에 가기로 했다. 우리 가족은 주말에 등산 가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아이들은 등산을 즐기지 않을 수도 있다. 대게 내가 같이 가면 맛난 걸 사주겠다고 유혹하여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가족이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은 남산이다. 남산은 오르는 길도 쉽고, 정상에 가면 맛있는 식당과 커피샵도 있어서 아이들이 기꺼이 가는 곳이다.
오늘은 북악팔각정에 가기로 했다. 큰 아이는 첫 번째 동행이다. 우리는 성북동에서 올라가는 길을 택했다. 초행인 큰 아이는 계속해서 언제까지 가야 하냐고 연신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게 겨우겨우 달래서 팔각정에 도착했다.
둘째는 라면 먹으러 팔각정에 왔다. 나를 제외한 3명은 라면으로 점심을 떼웠다. 난 훈제달걀에 바나나를 먹었다. 그리고 나서 팔각정에 있는 유일한 카페로 갔다. 이 날씨에 실내가 좀 서늘했다. 빵의 맛은 괜찮았다. 그러나 커피 맛이 영 아니었다. 이건 뭐 메가커피보다 별로였다.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마신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그랬다. 남편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역시 밍밍했다고 한다. 난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에 오게 되면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커피맛을 기대한다. 게다가 커피 가격은 한 잔에 7500원이다. 너무 실망스러웠고 돈이 아까웠으나 추워서 마셨다.
팔각정에 오르면 평창동과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다. 오늘 날이 맑고 공기가 깨끗해서 아주 멋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팔각정에 왔을 때 그 시설들을 보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마트 24 역시 이름만 이마트 24이지 매장 안은 그냥 구멍가게 수준이다. 게다가 가격은 편의점 보다 비싸다. 팔각정에 입점해 있는 매장들은 서로 경쟁하지 않아서 그런지 시설이나 서비스가 그렇게 좋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그냥 가만있어도 손님은 오고 그러니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쨌든 배는 채웠고, 내려와야 하는데, 버스도 없고, 큰 일이었다. 지친 큰 아이는 끝내 누가 여기 오자고 했냐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추위와 서러움 폭발... 괜히 아이들까지 데리고 왔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냥 남산에 갈걸 그랬다. 그래도 몸이 조금 피곤한 듯 한 느낌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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